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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대종사(The Grandmaster, 2012) - 양조위와 장쯔이, 무림의 절제함과 자연적인 아름다움을 선사하다서평_북스타일+영화/못다한 영화 리뷰 2013. 9. 4. 08:00
왕가위가 만들어낸 9년만의 신작. 그래서 더욱더 완벽한 영화라고 기대를 했을 법한 2013년 예술영화, <<일대종사, 2012>> ... 정말 오랜만에 영화 리뷰를 써내려갔는데요.
올해 베를린 영화제 개막작이자 비경쟁부문에서 초청된 작품 이었던 점, 몇가지 트레일러(예고편)를 통해서 보여준 왕가위 감독만이 가지고 있는 신비한 영상미를 통해서 양조위와 맞춘 호흡에 더욱 기대를 했던 영화였습니다.
개 인적으로 양조위가 '쿵푸' 그랜드마스터 '엽 선생'으로 나오면서 화려한 액션 보다는 절제된 쿵푸 무술의 진면목을 보여준다는 것에서 개인적으로 개봉만을 기다렸었지요. 국내 영화 팬들 중에 송혜교의 짧은 타임라인 상의 출연이지만 송혜교의 모습을 기다렸던 분들도 몇몇 있었을 겁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송혜교의 비중이 얼마나 될지, 그리고 양조위와 장쯔이의 호흡이 얼마나 길게 나와줄지 기대 했었지만 기대 이상의 연기 비중에서 왕가위가 그리고자 했던 절제된 중국 문화의 역사적 배경 스토리는 감히 아무도 넘볼 수 없는 것 같았습니다.
특히 양조위가 오랜 시간 중화권 영화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한다면 장쯔이와 호흡을 맞췄던 것이 이번 영화의 절제된 묘미이지 않았을까 하는데요.
인생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영화 << 일대종사 >> 는 무술을 통해서 한 사람의 희노애락, 특히 일제 침략기 시절 중국과 홍콩의 배경을 그린 전통적인 가상적 실화 및 1인칭 관찰자 시점에서의 예술영화에 속합니다. 양조위가 연기한 '엽 선생 / 엽문 역'은 우리들이 알고 있는 '이소룡'이 스승이자 전통적인 쿵푸, 영춘권의 그랜드 마스터로 불리는 전설속의 인물입니다. 자신의 나이 40대에 누릴 수 있는 부귀영화와 함께 영춘권을 지키고 다스리는 한 집안의 장인에 속했던 '주인공' 역할을 잘 그려냈다고 개인적으로 판단하는데요. 이에 영춘권과 반대되는 장쯔이의 경우 궁수 64수(지금은 해당 무술의 후예가 끊긴 상황인데요)의 유일한 후계자로 북방 무술의 전통적인 집안의 딸로 나오면서 남방 무술이었던 영춘권의 마스터 엽문 선생와 보이지 않는 교감을 했던 '궁이'로 나왔지요.
여기서 볼 수 있는 묘미는 한가지 입니다. 무예로 볼 수 있는 인생의 희노애락 이었다는 것. 우리는 특히 짧은 역사적 일대기 속에서 많은 것을 얻어내려 합니다. 하지만 무예가 가지는 역사적 전통성, 그리고 그것을 지켜나가려는 엽문 선생와 궁이의 모습 속에서 전통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느낄 수 있었고, 실존 인물이든 가상 속의 인물이든 현실 속 세상에 전하려는 왕가위 감독의 현안을 엿볼 수 있는데요.
아마도 엽문 선생과 궁이의 모습, 그리고 잠깐이었지만 장명성(송혜교 역) 등의 역할들을 보고 있으면 하나의 그림들을 추상화로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로 매력적인 영상으로 그려냈다는 것입니다. 무술의 황금시대에 과연 실존 이든 전설 속의 인물이든 많은 것을 절제하며 몸으로 말을 하고 표현하는지, 스크린을 보고 있으면 제가 이야기 하는 것을 공감하실 수 있을 겁니다.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해 많은 것을 버린 왕가위
역사적인 스토리를 담기 위해서 노력하기 보다 (위에서 이야기 하는 것의 연장선에서) 인물 하나 하나의 모습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영화의 시작에서 엽문 선생이 비가 오는 와중에서 영춘권을 뽐내는 모습은 마치 영상미를 보는 한편의 뮤직비디오 같았는데요. 왕가위는 빠른 시작 보다 천천히 영화를 시작하며 인물 하나 하나의 모습에 감독 - 배우 - 관중을 하나로 이으려는 노력을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중화시대 - 일본 침략기 이전과 이후 - 홍콩으로 영토가 분리되는 시점에서의 중국을 배경으로 다양한 실체적 모습들을 그대로 구현하며 영춘권 및 다양한 무파 들을 그리는 모습 속에서 흑백 사진과 무림을 표현하려 했던 왕가위의 의도는 영화를 볼때 보다는 영화를 보고 난후 느끼는 여운으로 나타내기에 충분했다는 것이지요. (이 대목의 포인트는 영상미를 직접 목격하셔야 함을 말합니다.)중국의 겨울, 비가 오는 거리에서의 모습, 엽문 선생과 궁이가 만나고 헤어지는 선술집의 모습, 영춘권과 궁수 64수의 맞대결을 엿볼 수 있던 현장 등은 우리들이 익히 알고 있는 왕가위 감독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영상미로 모두 호흡할 수 있었습니다.
양조위와 장쯔이의 열연과 명대사에 빠질 수 있는 심각한 오류
스토리, 그리고 아름다운 영상미, 또 하나 봐야 할 것은 이번 왕가위 감독이 만들어낸 <<일대종사>> 속의 묘미는 바로 명대사들 입니다. 매우 느린 영상에 비해 엽문 선생과 궁이가 말하는 대사 하나 하나 속에서 현재 시대에 살아가는 우리들이 잊고 사는 무의식적 부족함을 하나 둘 씩 깨우치게 하는데요. 사람의 만남과 무예를 함에 있어 서두르지 않고 잠시 나마 상대방을 읽고 나에 대해 내려놓는 과정 하나하나.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고 했나요? 무예 속에서 자신을 일깨워 나갔던 중화 무술인들에게는 모든 것이 절제된 하나였던 것 같습니다. 특히 엽문 선생이 홍콩에서 마지막 여생을 보낼 때 맞았던 어린 아이, 바로 이소룡이었는데요. 이소룡이 말했던 명언 중에 한마디가 영화 엔딩 크레딧 장면에 한 획을 긋고 마무리 됩니다. 생존(먹고 사는 것)을 위해서 무술을 하지는 않는다 .. 라는 말인데요. 정확히 생각은 나지 않지만, 엽문과 궁이가 이야기하는 <<일대종사>>의 중요한 대사 들의 모든 것들은 '느림의 미학'이 아니었을까요?
특히 엽문 선생이 이야기 했던 '우리 사이엔 응어리는 없었소, 있다면 .... 짧은 인연이겠지' 와 궁이의 '사람 좋아하는게 죄 짓는 것 아니쟎아요. 그런데 선생님을 좋아하는 정도로 끝낼 수 밖에 없네요' 등은 간절한 마음을 못다 말한 아쉬움과 여운이 많이 남는 대목입니다. 사람의 만남이 끊고 맺음 보다 여운과 후생에서 또 다시 만날 메시지를 남기는 것이야 말로 왕가위 감독이 관중과 이야기하려는 '인생의 메시지' 전달이 아니었을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네요.
영화를 보다 보면 무심코 잊혀지는 영화가 있습니다. 하지만 << 일대종사 >> 를 통해서 또 하나의 가르침과 여운, 그리고 오랜 기억 속에서 남는 '인생 가치'의 교훈을 담아볼 수 있을 것 같네요.
* 본 포스트에 사용된 이미지 및 동영상은 배급사 홍보 채널(Daum 영화)을 통해서 인용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 출처 : Daum 영화 http://bit.ly/14nt2tm박충효 // 새우깡소년 드림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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